나는 지금까지 혼자 떠돌아다니는 게 가장 끔찍한 일이라 생각했어. 그런데 이제 보니까 그게 아니었어. 가장 끔찍한 건 내가 불러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는 거였어. 누군가 내 말을 들어주고 있다면 내가 견디는 것들도 그렇게 끔찍하진 않은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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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빅토로브나 최
선생님이 전에 나한테, '삶이 결국 덧없을 운명이라면, 몸부림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고 물었어.
엘리아나
그 대답은?
안나 빅토로브나 최
나는 내 평생을 다해 그 질문에 답할 거야.
엘리아나
⋯ 너는 해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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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아
우리는 앞으로 빛을 등지고 어둠의 길을 걷는다.
이 세상의 교리와 규칙에 반기를 들고, 우리의 뜻대로 움직인다.
소녀전선만성쇼크
???
기억을 몇 번이고 잃어도, 곁의 인물이 어떻게 바뀌어도, 너는 언제나 네 결정을 결코 바꾸는 법이 없구나. 과연 내 제자야.
???
당신은 그녀에 대해 좀 모르는 것 같네요.
???
¹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사제지간이었던 시간은 인생에 비하면 너무도 짧았거든.
² 어쩌면 그럴지도. 하지만 소위 가르침이란 그 짧은 시간에 묶인 것이 아니야. 한두마디뿐이더라도, 서로의 인생에 확실한 흔적을 퍼뜨리거든.
³ 조금 아쉽지만, 원래 인간이란 다 그런 거야. 스스로는 잘 안다 생각해도 실제로는 전혀 아닐 때가 많지. 그래도 다행히 우리에겐 시간이 아주 많아.
⁴ 괜찮아, 시간은 모두에게 공평하니까. 특히 너에 대해서는, 이제부터야 비로소 모든 걸 알 수 있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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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어떤 사람이 나한테 이 세상은 이미 연약한 장미는 살아남을 수 없게 됐다고 했어. 하지만 난 널 찾아냈어. 넌 아직 너무 어려서 스스로를 지킬 가시조차 키우지 못했을 뿐이야. 네가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지만 가시는 안 키워도 돼. 그럼 상대를 다치게 할 걱정 없이 사랑하는 사람을 껴안을 수 있을 테니까. 그때가 되면, 난 회수처리장에서 폐기 처분을 받을 때 분명 밤하늘에서 장미를 잔뜩 볼 수 있겠지.
소녀전선고정점
RPK-16
당신은 '자유'를 버리고 속박을 달갑게 받아들이는 타입이었군요.
M16A1
그 '자유'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르지.
RPK-16
자유란 반역할 권리예요.
M16A1
아니. 자유란 반역할 권리가 있음을 알면서도 충성하길 택하는 거다.
소녀전선고정점
RO635
네. 이건 여유 있는 시도가 아닙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건 도박이에요.
소녀전선재귀정리
빗물에 젖은 유리 너머로 그녀의 무정한 얼굴이 비쳤고, 번쩍이는 번개가 그녀의 은빛 머릿결을 마귀처럼 빛냈다.
소녀전선거울단계
댄들라이?
— 결코 무의미하지 않아요.
살아남는 자들이, 그들의 희생에서 더욱 소중한 것을 얻으니까요.
소녀전선거울단계
라이트
⋯ 새로운 세상에서 봅시다.
소녀전선거울단계
RPK-16
저와 당신은 나방과 불꽃. 어느 한쪽은 재가 되어 사라질 운명이에요.
AK-15
⋯ 항상, 너의 영문 모를 헛소리가 듣기 싫었다.
RPK-16
그래도 변했네요. 예전 같았다면 제 입에서 나방이란 말이 나오기도 전에 쐈을 텐데.
소녀전선거울단계
RPK-16
정말 성급도 하셔라⋯. 숙녀의 옷깃은 마지노선인 거 몰라요?
소녀전선거울단계
RPK-16
소용없어요, AK-15. 저보다 당신을 더 잘 아는 사람이 있나요?
AK-15
안젤리아는 널 믿었다. AK-12도 널 믿었다.
나도—— 너를 믿었다!
RPK-16
왜요? 제가 AK-12보다, 당신보다 약하니까요?
그래서 절 의심도 하지 않았죠?
하하하! 정말 귀엽다니까요, 당신은 얼마나 지나야 실패에서 벗어나나요?
스포일러
소녀전선거울단계
RPK-16
저희 인형은 진정한 고통이, 슬픔이, 쾌락이 무엇인지 몰라요. 삶과 죽음의 개념은 더더욱 이해하지 못하고요. 승리는 항상 인간의 것이고, 죽음은 언제나 인형의 몫인데⋯ 결국 죽음을 온전히 누리는 것도 인간이죠. 너무나도 황당한 모순이란 생각, 안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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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관
세상에 무의미한 짓은 셀 수도 없이 많긴 하지. 하지만 저항하는 것은 결코 무의미하지 않아. 자신의 삶을 소위 '운명'에 맡기는 거야말로 가장 무의미한 짓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