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떠보니 느닷없이 인류의 희망이 되어버린 '나'. 어렴풋이 떠오르는 기억은 자신이 탑승한 '헤일메리호'가 멸망 위기에 놓인 지구를 구하기 위해 발사된 우주선이라는 사실 정도였다. 주변에 있는 거라곤 같은 말만 반복하는 로봇과 시체 두 구뿐. 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내가 과연 지구를 구해낼 수 있을까?
“이 사람들은 누굽니까? 저는 왜 중국 모함에 타고 있는 거죠? 그리고 혹시, 스카이프라는 앱은 들어보셨습니까?”
확실히 알아보려면 계산을 해봐야겠지만... 못 참겠다, 당장 계산해 봐야지.
과학자 디스 대회 같은 건가요?
영어에서 비활성기체는 ‘고귀한 기체’라고 한다. 그럼 다른 사물과 반응하는 비활성기체는 뭐라고 불러야 한단 말인가? 비천한 기체?
‘제노나이트’ (내가 이 기이한 외계인 합성물에 붙인 이름이다. 아무도 나를 말릴 수 없다)
하지만 이건 낯선 사람이 사탕을 건네주는 상황의 성간 우주 버전이다.
로키는 여전히 줄자를 가지고 놀고 있다. 이젠 정말로 즐기는 듯하다. 대략 1미터쯤 되는 줄자를 최대한 길게 당겨 빼더니, 자와 줄자의 감기는 부분을 동시에 놓는다. 그 결과로 줄자가 다시 감기며 탁하고 제자리로 돌아가자 줄자 통이 로키 앞에서 미친 듯이 돌아간다.
“♩♪♬♪!!!” 그가 말한다. 확신하는데, 신나서 소리 지르는 거다.
“뭐, 이젠 혼자가 아니야, 친구.” 내가 말한다. “우리 둘 다.”
🥹🥹🥹🥹🥹
“난 도덕에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스트라트가 말했다.
“진짜로 관심 없어요.” 내가 말했다.
“나는 인류를 구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온실효과를 일으키세요. 박사님은 기상학자입니다. 우리가 27년을 버틸 수 있게 해줄 뭔가를 생각해 내세요. 난 인류의 절반을 잃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가 희생해야 해요. 인류가 확실히 구원되도록 내가 온 세상의 죄를 뒤집어써야 한다면, 그게 내가 치러야 할 희생인 셈이죠.”
로키는 진짜 천재다. 모든 에리디언들이 이런 식인지, 아니면 로키가 특별한 건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