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주 간단한 이야기야. 내가 인간의 시야를 넓혀주는 것만큼 악마는 인간의 시야를 좁힐 수 있어. 어떤 식으로 시야를 좁히느냐 하면 말이야, 인간의 눈에다 일종의 차안대 같은 걸 씌우지. 그래야 삶의 길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온갖 위험에 대한 불안을 없앨 수 있다고 달콤하게 속삭이면서 말이야. 하지만 실제로 불안을 야기하는 건 바로 그 차안대야. 그런데도 인간들은 대부분 그걸 깨닫지 못해. 심지어 시간이 가면서 길 양편에 마귀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믿게 돼. 그래서 그걸 보지 않으려고 자기 시야를 점점 더 좁혀 주기를 열렬히 소망해. 하지만 진실로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은 딱 하나야. 차안대를 벗어 던지고 하늘과 자기 자신을 믿는 거지.」